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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이 오는 길목에서
관리자 2024-03-28 추천 0 댓글 0 조회 66

막바지 추위가 봄에게 자기 자리를 내주기 싫어서인지 한껏 기승을 부리다가는 슬그머니 꼬 리를 말았습니다. 절기 상 춘분을 막 지났습니다. 거기다 봄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비도 내 렸습니다. 24절기의 넷째 절기인 춘분은 이 절기를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를 파종합니다. 그리고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며칠 남지 않은 식목일을 위하여 씨 뿌릴 준비를 합니 다. 여기에는 겨우내 갇혔던 것, 맺혔던 것이 새롭게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​다. 정말 우리네 삶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. 이웃한 금남리 한 가정집 한쪽에는 산수유나무 가 벌써 노란색 꽃망울을 머금고 활짝 필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.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요? 때를 분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,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알지도 못해 허둥거리기에 바쁜 것 같습니다.​

 

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자기 실존을 문제 삼는 존재입니다. '어떻게?' 라는 질문은 고단한 생 존을 이어가야 하는 모든 동물들이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지만, '왜?' 라는 질문은 오직 인간만이 던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. '왜?' 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을 때, 비로소 삶은 튼실해지게 마련입니다. 사실 열심히 바쁘게 산다는 것은 큰 은혜요 축복입니다. 물론 그 바쁘다는 삶의 방향이 자아(自我)인지, 아니면 하나님이 되시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 다면 한낱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습니다. 그런 삶은 마치 깨진 독에 물 붓기와 별반 다르 지 않습니다. 그래서 가끔은 계절이 가져다주는 은총의 열매를 보고 감사할 수 있는 삶이라 면 갇혔던 것, 맺혔던 것이 훨씬 더 많이 풀릴 것입니다. 여기엔 이유 없이 달리는 삶의 방 향에 새로운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하늘의 선물이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?​

 

요즘처럼 갑작스런 날씨의 변죽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묵묵히 서있는 나무들처럼, 머지않은 그 날에 아름답고 영롱한 자태를 선사하는 상록수들이나 누런 풀잎들처럼, 우리도 그렇게 살 순 없을까요? 자연을 보며, 성도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를 말없이 외치는 것 같아 서 오히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. 그것들은 계절의 순환 속에서 자기 삶을 그토록 잘 파 악했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. 그렇게 살지 못하는 우리는 더 이상 우쭐거릴 것도 없고, 가 진 게 없다고 주눅 들 필요도 없습니다.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겨울이 비켜나고 있는 이즈 음 길을 잃고 사는 지도 모릅니다. 일상 속에서 진정한 평안을 누리지 못하는 까닭은 마땅 히 마음 둘 곳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며,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. 그렇다면 나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마땅히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는지, 그 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 생 각해 보았으면 합니다.​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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